한의학의 병리이론(질병관)

소개글

한의학의 병리이론(질병관)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서 론

Ⅱ. 본론
1. 시간적 변화에 따라 한의학의 병리이론도 변해왔다.
2. 한의학의 병리관은 단일한 패러다임이 아니다.
3. 동서양 질병분류학의 문제

Ⅲ. 결론

본문내용

받아들였다기보다는 생물의 종과 같이 종으로서 질병의 존재를 믿었다. 그는 실체를 헛되이 좇기보다는 현상들을 기록하는 것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시켰다. 피넬의 질병분류학이 모두에게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브루세는 분류에 반대하여, 질병을 분류하는 것은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였고, 라에넥은 동물과 식물의 종은 실체들이지만 질병은 인체의 구조 내의 기관들이 형성하는 망이나 체액들의 구성, 기능의 질서에 변화가 온 것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질병분류에 반대한 사람들은 주로 생리학적 병리관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생리학적 병리관이 주류를 이룬 한의학에서는 서양의학과 같은 의미에서 독립된 질병분류학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의서들이 구성된 체제에서 분류의 방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 책들마다 구성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는 나타나는 증상에 초점을 맞추어 질병을 분류하였다. 전염병, 말라리아, 정신병이 모두 ‘열’과 관련하여 함께 분류되는 경우가 그 예이다. 질병의 특징적인 증상 외에도 풍, 한, 서, 습과 같은 원인이나 눈, 코, 귀병과 같은 해부학적 위치, 또는 장부나 경락, 기혈 등의 해부생리학적인 계통, 혹은 치료의 대상에 따라 소아과, 산부인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병의 원인으로 풍(風)이 강조되는 점이 두드러지거나 책에 따라 주술적인 부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의 병리관이 절대적으로 다르지 않은 것처럼 이러한 질병관에 의거한 질병분류의 방식도 그 차이가 절대적이지는 않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병리관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차이(해부병리학적 이론과 생리학적 병리이론)는 사실 어떤 면에서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강조점의 차이일 뿐 양자가 모두 그런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을 보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질병이 종(種)으로서 존재한다고 보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질병이 동물이나 식물의 경우처럼 개별적인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개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종 개념이 존재하듯이 서양의학의 경우는 개개의 질병이 비록 사람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질병의 이상적인 원형이 있다고 보는 입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한의학은 철저하게 증상을 위주로 접근하기 때문에 질병을 종으로 파악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Ⅲ. 결론
동서양의학에서 질병을 분류하는 방식에 나타난 질병관을 살펴보면 해부병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질병 인식처럼 그 차이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도 있지만, 생리학적 병리관의 경우처럼 질병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측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이 양자를 너무 대립적인 입장에서 도식적으로 그 차이점만을 부각하여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눈에 드러나 보이는 사소한 차이점들은 강조되는 대신 우리가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근본적인 공통점은 간과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모두 자연적인 대상인 사람의 몸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질병이라는 보편적인 현상에 대한 문화적인 대응방식이다. 양자는 모두 초자연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질병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물론 이때 의학의 이론을 구성하는 데에는 문화적인 차이들이 개입되지만 인간의 몸이라는 동일한 자연적인 대상에 대한 문화적인 설명의 편차가 서로간에 소통이 불가능할 만큼 절대적이라고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따라서 사소한 차이점들을 강조하여 대립시키기보다는 서로의 다양한 모습들을 찾아내고 그 다양한 모습들에서 소통이 가능한 부분들을 이끌어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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