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욕망의 발현, 영웅소설 [고전민중문학사에서의 영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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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본문내용

라가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민중들의 애환을 위로 했을 것이다.
4.1.2.2 홍길동전
홍길동전은 전쟁 후의 소설로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홍길동전의 줄거리는 유명하나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1. 조선조 세종 때의 홍판서가 태몽을 꾸고 본 부인과 관계하려 하지만 본 부인이 이를 거절한다. 홍 판서는 시비 춘섬과 관계하게 되고, 춘섬은 길동을 낳게 된다.
2. 길동은 뛰어난 재주를 부리지만 홍 판서의 첩 초란의 위협을 받게 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난다.
3. 집을 나와 산중에 있는 도적의 소굴에 들어가 활빈당을 조직, 탐관오리들이나 중들이 부정 축재한 재물을 빼앗아 빈민에게 나누어 준다. 이에 지방 수령들이 조정에 장계를 올리니 조정에서는 좌우포청으로 하여금 길동을 체포하라고 명하고, 체포령을 내린다.
4. 그러나 신출귀몰하는 길동을 당해 낼 수 없었고 조정에서는 홍판서를 시켜 회유하고 길동의 형 인형도 가세하여 길동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병조판서 벼슬을 제수하기로 한다.
5. 스스로 임금 앞에 다다른 길동은 자신의 한을 풀어준 임금의 천은(天恩)에 감사하고 공중으로 자취를 감춘다.
6. 그 후 길동은 무리를 이끌고 남경으로 가던 중 산수가 수려한 율도국을 발견한다. 그리고 요괴를 물리치고 (볼모로 잡혀 온 백 소저를 구하여 아내로 삼고) 율도국을 침공하여 점령한다.
이를 통해 본 홍길동전의 특징은 기본 영웅소설류의 이야기와 똑같이 전개되나 탐관오리를 처벌하고 임금이 하사한 관직을 거부하고 새로운 이상향을 건설하는 것으로 민중들의 불만을 임금의 숙청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현재의 지배계급의 무능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4.1.2.3 박씨전
박씨전 역시 전쟁후의 소설로 영웅소설임과 동시에 역사군담소설에도 들어간다. 박씨전은 여러 가지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로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군담소설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또한 박씨전은 역사상 존재하는 병자호란이라는 사건을 따왔다는 점이 있다. 박씨전 역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지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조선 인조 때 서울 안국방에서 태어난 이시백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고 문무를 겸하여 그 이름이 온 나라에 떨쳤다.
2. 아버지 이 상공의 주객으로 지내던 박 처사는 자신의 둘째 딸 배필이 병조 판서 이득춘의 아들 이시백임을 알고 청혼한다. 이시백은 첫날 밤 부인의 용모가 천하의 박색임을 알고 실망하여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부인 박씨는 시아버지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을 짓고 시비 계화와 지내며 신이한 기적을 보이지만, 이시백은 박대를 한다.
3. 세월이 지나자 박씨 부인은 3년 만에 액운을 벗고 절세가인이 된다. 이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시백은 크게 기뻐하여 박씨의 뜻을 그대로 따르고, 부부가 화목하게 지내게 된다.
4. 이 때 중국의 호왕은 용골대 형제에게 수만의 병사를 주어 조선을 침략하게 한다. 천기를 보고 이를 안 박씨는 시백을 통하여 왕에게 호병이 침공하였으니 방비를 하도록 청하였으나 간신 김자점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5. 마침내 호병의 침공으로 사직이 위태로워지자 왕은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지만 결국 항서를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잡혀 죽었으나 오직 박씨의 피화당에 모인 부녀자들만은 무사하였다.
6. 이를 안 적장 용골대가 피화당에 침입하자 박씨는 그를 죽이고, 복수하러 온 그의 형 용울대도 크게 혼을 내 준다. 그러나 박씨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오랑캐의 침략을 막아 내지만 나라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인질을 돌려보내는 것으로 전쟁은 끝난다.
7. 왕은 박씨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서는 박씨를 충렬 부인에 봉한다. 박씨와 이시백은 국난을 극복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내다 선계로 돌아간다.
이를 보면 박씨전의 경우는 다른 영웅소설처럼 신이한 탄생이나 위기가 없다. 신이한 능력 또한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것으로 누군가가 이끌어주는 부분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신이한 능력을 보임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함을 보여주면서 남성우월주의 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여성임에도 적장과 싸워 이기는 군담소설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되어있는 것을 소설로 만든 점 때문에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는 등의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렇게 큰 공을 세웠음에도 왕으로부터 충렬 부인에 봉해질 뿐 관직이나 기타 다른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남성우월주의 사상을 거스르지 못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패배한 전쟁의 이야기를 이긴 적도 있었다는 것을, 그것도 여성에게 적장이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전쟁에서 패배한 민중들의 고통과 애환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다.
Ⅲ 결론 - 영웅의 의미
지금까지 여러 문학 작품과 설화 등을 통해, 민중들이 바라는 영웅의 의미와 그런 영웅들을 대하는 태도들을 알아보았다. 신화와 전설, 소설이 영위되는 시대는 흐름에 따라 영웅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 역시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는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민중의 의식체계가 점차 변하는 것을 제시하였다. 영웅을 그리고 갈망하면서도, 그런 영웅에 대한 존경심을 버리고 권위주의적 모습을 비판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런 영웅 설화의 의미 변화 양상을 알아보는 것으로써 민중 자체가 갖고 있는 의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각 설화에 달린 이본과 변용들을 봄으로써 각 이야기마다 민중이 바라는 영웅의 의미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라는지를 파악하다 보면, 그 시대의 문화상과 생활을 이전의 연구보다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문헌
서대석 『한국신화의 연구』 집문당 2001
곽정식 『한국구비문학의 이해』 신지서원 2005
조동일 『한국문학통사』 1 지식산업사 1982
강현모 『한국 설화의 전승양상과 소설적 변용』 역락 2004
강현모 『장수설화의 구조와 의미』 역락 2004
김재용 이종주 공저 『왜 우리 신화인가』 동아시아 1999
세계 아카데미 『세계의 영웅신화』 동방미디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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