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 관련자료 모음
본 자료는 7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해당 자료는 7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7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권장도서`가 필요한가

2.불온도서가 권장도서가 된 사연

3.권장할 만한 `권장도서 목록`을 위하여

4.권장도서 목록보다 더 중요한 것

본문내용

수가 없다. 교사가 그런 태도를 보이며 학생이 책을 제대로 읽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그 학생 역시 대강 어림짐작으로 책 뒤에 붙은 해설을 참고해서 독후감을 꾸며올 것이다.
이 다음부터 나는 학생들의 눈높이뿐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어떤 기질을 갖고 있는지 생각했다. 또 독후감들을 살펴보며, 학생들이 어떤 책에 반응을 보이는가를 예민하게 감잡으려 했다. 그러자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 가을에서야 이제 학생들이 어떤 책을 재미있어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때가 되서야 나는 학생들에게 책을 자신있게 권할 수 있었다.
5. 요즘 실제 내가 하는 방법
부모님 전기를 써오라는 숙제를 내준 적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면서 숙제 날짜를 미루어달라고 했다. 열 시에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가면 부모님이 잠들어계신다는 것이다. 물량주의적 학습관행은 드디어 부모와 자식의 관계마저 훼손하는구나 싶어서 기분이 안 좋았다. 전인교육은 하지 못하더라도 인륜을 거스르는 교육은 하지 말아야지.
사정이 이래서, 나는 한 학기에 딱 두권만 책을 읽게 한다. 이게 한계다. 한 과목의 교사가 두 권 이상 읽히기는 힘든 상황이다. 반강제인 보충수업과 타율학습, 거기에 학원까지, 학생들은 자기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다독보다는 적은 수의 책을 확실히 읽히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중간고사 때까지 한 권 기말고사 때까지 한 권, 이렇게 한 학기에 두 권이다. 빈약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2학기 합치면 모두 네 권, 여기에 방학 숙제로 한권씩만 읽히면, 한 해에 여섯 권이다. 이 방식을 2학년 때까지 하면 모두 열두 권 책을 읽을 수 있다. 내가 적다고 생각지 않는 이유는, 첫째 이 실천이 대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둘째 학생들이 읽는 책이 모두 가려뽑은 책인 까닭이다. 그리고 신입생 예비소집 때 책 목록을 나누어줄 수 있다면, 세 권쯤은 입학 전에 읽어올 수가 있다.
나는 요즘 아홉 모둠으로 수업을 하기에, 책도 아홉 주제로 나누었다. 주제마다 예닐곱 권씩 책이 속해 있다. 모둠마다 겹치지 않게 주제를 고르도록 해서 책읽기를 한다. 다음에 할 때는 그전과는 다른 주제를 고르게 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좀더 다양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또 책 한 권으로 계속 검사받거나 남의 글을 베껴오기 어렵게 된다.
6. 독후감 그거 꼭 써야 합니까
앞에서 나는 독후감을 읽는 과정 그 자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왜 독후감을 쓰는 걸까? 독후감을 쓰면 무엇이 좋은가? 학생들이 글쓰기를 무척 부담스러워 하는데도, 꼭 독후감을 써야만 하는 걸까?
독후감을 쓰는 경우는 두 가지다. 첫째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찬찬히 정리하려 할 때다. 두번째는 책을 읽고서 그 내용을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서 고민해보려 할 때다.
그러나 독후감이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는 아니다. 학생들이 글쓰기를 무척 부담스러워하기에, 독후감이 책읽기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적은 수의 책을 확실히 읽히겠다고 계획을 세운다면 독후감 쓰기가 알맞고, 많은 수의 책을 읽히겠다고 계획을 세운다면 독서노트가 알맞다.
그리고 독후감 쓰기를 지도할 때 200자 원고지는 피했으면 한다. 지금 세대는 눈으로 의미를 파악하는 데 익숙한 영상세대이다. 그래서 한눈에 글이 들어오지 않는 200자 원고지는 답답하다. 이 세대에게는 1000자 원고지가 알맞다. 컴퓨터 보급이 많이 되었으니까, 워드로 글을 쓰는 일도, 허용.권장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교육할 대상이 되었다.
7. 되돌아봐야 할 모습
(1) <다독(多讀)경진대회> 같은 물량주의적 행사는 근본이 천박하다. 그것은 책읽기를 깜짝쇼로 만들어버린다. 거기에는 무슨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고뇌가 없다. 어떻게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반성도 없다. 이 행사를 보면, 꼭, 무슨 정력제 선전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2) <고전 위주의 목록>은 대중 도서목록으로 알맞지 않다. 소수의 창조적 학생들은 이 목록을 감당하겠지만, 다수 학생들은 이로 해서 더욱 책과 거리가 멀어진다. 읽을 마음도 안 생기고,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전'이라는 이름 아래에 뽑힌 책들이 대부분 서양 근대 백인 중산층의 문학이 아닌지도 짚어볼 일이다. 그 고전이 어떻게 인류의 의식을 진보시켰는지를 지도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고답적으로 고전을 권하는 경우도 많다.
(3) <관성적으로 내는 방학숙제>가 우리 독후감 교육을 다 망친 원흉이다. 정성스런 목록 선택 작업이 선행되지 않거나, 나중에 학생들이 낸 독후감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의욕이 없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훨씬 낫다. 거의 모든 대한민국 학교에서 방학독후감을 숙제로 내주고, 거의 모든 교사가 그것을 읽어보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학생들은 거의 엉터리로 글을 써온다. 학생들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일이다.
8. 책읽기 교육을 한 다음
삼학년 상과 교실에 수업을 들어가면 빈자리가 열 개씩 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여서 취업 면접을 보러 간 자리들이다. 한때는 거친 표정을 만들어보이던 녀석들이 요즘은 이런 말을 한다.
"이제 학교를 떠나려 하는데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 뿌듯해요."
"덕분에 팔자에 없던 책을 다 읽고 좋았어요."
자율학습 시간에 무협지를 올려놓고 고개숙이던 인문계 녀석들도, 조금씩 그런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 줄 알아간다. 휙 둘러보면 그럴듯한 책을 들고 있는 학생들도 꽤 있다. 책읽기 교육을 하고서 달라진 풍경이다.
교사인 나는 '책읽고 글쓰기'를 하면서 학생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글이란 놈은 신통해서 쓴 사람의 마음을 엿볼 수가 있다. 해봐야 1년에 대여섯 번 독후감을 쓰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알지 못하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제는 학생들과 책읽기 문제로 부딪치는 일은 없다. 소문이 쫙 나서 학생들이 미리 마음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이 책읽기에 대해 믿음을 갖기 시작한 까닭이다. 나도 그 사이에 세련되어져서 예전처럼 힘으로 하지 않아도, 즐겁게 책읽기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 중등 우리교육(98년 10월호)

키워드

추천자료

  • 가격3,300
  • 페이지수21페이지
  • 등록일2002.04.27
  • 저작시기2002.0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3494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