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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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못 만나게 해 주면 자살해버릴 거라고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누구든 논어깨나 읽은 사람을 데려와 달라고 부탁하길래 아는 대학 인문학부 강사한테 말 전한 것뿐이야.
해아 : 맞네요! 그게 바로 저예요! 혹시 그 강사님, 표나영 선생님 아니세요?
상협 : 맞는데…….
해아 : 전 그 수업 듣는 대학생이에요. 원래는 선생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기셨다기에 제가 대신 오게 되었어요. 선생님이 학점을 잘 주신다기에, 그만. (웃는다.) 해아는 아까 오다가 급조한 예명이예요. 원래 이름은 지유현이구요, 그 대학 03학번이예요. 취미는 마술이고요.
상협 : 그럼 아까 부른 공자는?
유현 : (좀 전에 공자가 나타났던 의자를 가리킨다. 의자 위에는 정치를 알 수 없는 납작한 기계가 있다.) 저길 보세요. 그리고, (바닥에 놓여 있는 노트북을 가리키며) 이것도요.
상협 :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웬 기계야?
유현 : 잘 보세요. (노트북을 조작한다. 그러자 의자에 공자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상협 깜짝 놀란다.)
상협 : 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유현 : 3D 입체 홀로그램 영상이에요. 아는 할아버지랑,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있는 공자 그림이랑 어떻게 합쳐서 만들었어요. 아까 그 환자 아저씨가 공자의 제자라고 주장한다길래, 아예 공자랑 대면시켜 주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정신분열증 환자의 망상은 너무 강력한 것이라서, 이렇게 해 주지 않는 이상 누가 와서 공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을 건 분명했고요. 게다가 공자에게서 아무 관심도 받지 못했다고,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그랬다죠? 그러니까, 공자가 자신에게 관심있는 것처럼 대해주면 심리상태도 많이 호전되지 않겠어요? 환자의 DSM-IV
정신병리학에서 사용되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다축적 진단 체계이다. 이상의 내용은 3학점 전공 탐색 강좌 '심리학; 인간의 이해'의 강의 노트를 참고하였다.
를 보니까 각종 내장 질환에도 걸려 있어서, 어지간히 잘 치료해 주지 않으면 얼마 살지 못할 것 같던데, 소원을 풀어주고 싶었어요.
상협 : 모를 소리만 하는군. 그건 그렇고 그럼 그 옷은 뭐야?
유현 : 코스튬 플레이(costume-play)하는 친구한테 빌렸어요. 확실하게 믿게 하려고요. 게다가 이런 긴 소매 옷이면 각종 장비 감추기도 편하고. 아저씨도 전혀 몰랐지요?
상협 :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아까 공자가 말한 내용은 뭐야?
유현 : 이거예요. (작은 마이크를 꺼낸다) 요즘 귀신 목소리나 오리 목소리 같이 목소리 변조하는 기계가 인기잖아요. 아는 사람이 그쪽 회사에 있어서, 할아버지 목소리 내는 변조채널을 부탁했어요. 이거 대고 내가 계속 말했어요. (한숨을 내쉬며) 아휴! 저 사람 원래 뭐 하던 사람이었어요? 정신분열증 환자라기에, 대충 내가 공자다만 몇 번 외쳐주고 나오면 될 줄 알았는데, 저렇게 어려운 것들을 물어보다니, 대답하느라 명이 다 줄어드는 줄 알았다고요.
상협 : 원래 인문학부 출신이래. 대학 졸업하고서 대학원 진학해서 계속 논어와 공자 연구를 하고 싶었는데, 집안 사정이 너무 나빠서 어쩔 수 없이 취미에도 없는 직장 생활을 10년이 넘도록 해 왔다나. 그래도 집안 사정은 나아지지 않지, 하고 싶은 공부는 못하지, 해서 작년부터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해서, 자신이 공자의 제자라고 주장해 왔다더군. 병원에 수용된 건 올해 2월부터고…….
유현 :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요. 안됐어요. (잠시 있다가) 그렇다고는 해도, 현명하지는 못하군요. 안회는 한 그릇 밥을 먹고 한 쪽박의 물을 마시며 누추한 거리를 산다 해도 그 즐거움이 변하지 않았는데.
<옹야> 9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상협 : 그건 그렇고, 아까 그걸 다 네가 말한 거라면……, 넌 그쪽을 전공하는 건가?
유현 : 아뇨,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예요. 인류학자가 되려면 논어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서 수업을 들었어요.
상협 : 굉장한걸. 좀전에 공자 목소리로 말했을 때는 진짜 공자가 되살아와도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유현 : (진지하게)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아직 모르는 것도 많아요. 아마 아저씨가 그렇게 생각한 건, 당시 분위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상황의 힘이란 건 대단하니까. (웃음) 하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공자가 현실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이라고 많이 생각했어요. (진지하게) 하지만 저는 어차피 현대의 사람이고, 공자는 예전에 죽은 사람이에요. 그의 사상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다지만 그 사람 자체의 생각이 온전히 전해져 내려올 수는 없는 거지요. 결국에는 그의 말에 비추어 공자라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를 추측할 수밖에 없어요. 이건 제가 아직 모르는 게 많고 어려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나는 논어가 적절히 재해석된다면, 현대인들이 논어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가 훨씬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 점이, 아직까지도 논어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할 테고요. 아까 말한 건 다 내 생각이지만, 아주 자의적인 것으로는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내 생각에 공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상협 : 음……, 그렇군. (시계를 보더니) 아, 집에 가봐야 할 시간이로군……. 어이, 넌 집이 어디냐? 들고 온 것도 많은데 데려다 주지. 아까 그것들을 다 옷 속에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들어오느라 꽤 힘들겠구나.
유현 : 앗, 고맙습니다(웃음). 그걸 알아주시다니, 아저씨도 굉장하세요!
상협과 유현, 각각 홀로그램 장치와 노트북, 그리고 부적 등 소품을 챙기고 방에서 나간다. 방에서 나간 뒤로도 상협과 유현이 즐겁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잠시 들려오다가 Fade away.
-막-
  
참고한 책들
이우재, 『이우재의 논어읽기』, 서울; 세계인, 2000.
박원재, 『유학은 어떻게 현실과 만났는가』, 서울;예문서원, 2001
<동양의 고전> 수업에 사용된 발표문
타 강좌 수업자료
공자와의 대화
-2003년 6월 한 오후에 있었던 일

키워드

공자,   유교,   유학,   사상,   철학,   도덕,   윤리,   현대사회
  • 가격1,500
  • 페이지수15페이지
  • 등록일2004.05.01
  • 저작시기2004.0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48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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