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베로 사르두이의 네오바로크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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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들어가는 말

II. 언어적 층위: 바꿔치기와 미끄러짐

III. 구조적 층위: 패러디

IV. 주제적 층위: 에로티즘과 혁명

V. 맺는 말

본문내용

어 바로크 시대의 회화와 조형예술, 그리고 연극 장르에서 명백히 질서에 대한 모색을 발견할 수 있는 데 반해서 공고라와 께베도 등의 시, 그리고 심지어는 『돈키호테』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발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어 자체의 속성상 합목적성을 지향하고 있을 뿐더러 특히 바로크 시어는 본질적으로 자기충족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옥따비오 빠스는 께베도의 시를 평가하면서 모든 초월성으로부터 독립한 자기충족적 세계를 이루기 때문에 진정한 근대시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바로크와 같은 족보를 이루는 상징주의 시를 많은 비평가들이 근대시의 출발로 간주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순수참여 논쟁을 비롯해 "문학의 혁명"이냐, "혁명의 문학"이냐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대상 세계에 대한 언어의 승리를 선포하는 바로크 시어야말로 진정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언어는 모든 사물을 교환가치화시키며 고착되어가는 부르조아 논리를 배척함으로써 지배체제에 편입되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르두이가 말하듯이 부르조아가 진정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은 언어가 언어에 대해 말하며, 작가가 무엇에 관해 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쓰는 행위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바로크 시인들은 혁명을 위한 언어보다는 에로티즘에 기반을 둔 언어의 혁명을 통해 보다 더 근본적인 혁명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야말로 사르두이가 네오바로크 글쓰기의 주제 아닌 주제로 상정하고 있는 핵심 사항일 것이다.
V. 맺는 말
오마르 칼라브레세는 네오바로크를 글쓰기의 영역을 초월한 "시대의 공기"라고 표현함으로써 이 시대의 보편적인 문화양식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이 시대정신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칼라브레세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 역시 네오바로크를 지칭하여 "우리는 새로운 미학적 감수성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 그것은 더욱 고풍스런 것이면서 동시에 진정으로 포스트-포스트모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 Umberto Eco, "Innovation and Repetion: Between Modern and Post-Modern Aesthetics", Daedalus, 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 114, Fall 1985, p.181
이는 네오바로크가 20세기 후반에 몰아쳤던 포스트모더니즘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양자간의 자리매김이 시급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지금까지 서구역사를 지배해 왔던 로고스 중심주의를 거부하는 후기구조주의 역시 네오바로크와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자크 데리다의 해체이론은 언어와 글쓰기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바로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주의의 길을 열어 준 언어학자 소쉬르는 기호와 지시대상의 관계를 자의적인 것으로 보면서 말과 사물 사이의 필연적인 대응관계를 부정한다. 그러나 그는 기호가 기표와 기의간의 결합을 통해 하나의 확정된 의미를 산출해 낸다고 생각함으로써 언어의 재현능력에 대한 궁극적인 신뢰는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후기구조주의적인 언어관에 따르면 하나의 기표는 하나의 기의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표로 미끄러지면서 끝없는 기표들의 증식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기표망 속에서 우리들은 단지 의미의 "흔적"만을 볼 수 있을 뿐 확정된 의미는 결코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끝없는 차이와 연기가 있을 뿐 그 어떤 기호도 의미의 종점에 다다르지는 못한다는 데리다의 '차연' 개념은 따지고 보면 앞서 보았듯이 무한한 기표들의 증식을 낳는 바로크 문학의 본질과 다를 바가 없다.
) Jacques Derrida, La escritura y la diferencia, Barcelona, Anthropos, 1989, p.13.
우리는 이러한 바로크적 글쓰기의 본질을 언어적 차원에서 대체, 증식 그리고 압축이라는 원리를 통해, 그리고 구조적 차원에서 패러디라는 기법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바로크 문학은 본질적으로 시적 담론으로서 모든 형태의 현존의 형이상학을 부정함으로써 후기구조주의와 동궤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앞서 네오바로크적 글쓰기 양식의 일환으로 고찰해 보았던 패러디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글쓰기의 가장 본질적인 전략으로서 바로크 미학의 현대성을 가장 잘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패러디란 제라르 주네트에 의하면 "최소한의 변형을 통한 텍스트의 일탈"이며
) G rard Genette, Palimpsestos. La literatura en segundo grado, Madrid, Taurus, 1989, p.37.
린다 허치언에 따르면 "비판적 거리를 둔 모방"이라 정의된다.
) Linda Hutcheon, A Theory of Parody,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1991, p.37.
다시 말해 패러디는 바로크 음악가인 바하의 푸가 양식이 보여주듯이 언어의 푸가(fuga, 도주)이며 이는 앞서 보았듯이 끊임없는 '차이'와 '연기'를 통해 미끄러지면서 메타언어적인 자기충족성을 실현하는 바로크와 포스트모더니즘적 글쓰기의 본질을 이룬다.
이렇게 본다면 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네오바로크 미학은 세계관과 언어관에 있어서 근본적인 일치점을 보여준다. 우선 이들은 모두 그동안 서구역사에 군림해 왔던 로고스 중심주의에 반기를 들고 "현전의 형이상학"을 붕괴시킨다. 이 세계는 더 이상 통합된 전체로서가 아니라 다양하고 파편화된 존재로 인식되며 전체주의적 세계관을 지탱해 온 메타담론은 이제 자의식적이고 유희적인 언어에 의해 거부된다. 근대 이후로 이 세계는 초월성을 상실, 혹은 극복했으며 우리 시대의 포스트모던한 인간들은 "존재의 황혼"을 목격하고 있다. 옥따비오 빠스가 말하듯이 바로크 시인들이야말로 이러한 존재의 황혼을 최초로 목격했던 인간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바로크 미학의 현대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 Octavio Paz, op.cit.,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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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3.24
  • 저작시기2005.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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