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좌우는있어도위아래는없다-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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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마찬가지로 근본 평화주의의 입장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 이 대목은 생명과 폭력이 동일선상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슬람권 피해 양민의 비극과 진실의 본체를, 즉 제 3세계 일반의 비극과 진실의 한 극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중심부를 갈망하는 준주변부 국가의 양민인 우리(코리아 팀 파이팅을 외치는, 유럽보다 잘 사는 나라를 꿈꾸는)로 하여금 역사와 문화의 문맥을, '이론' 너머의 세계의 실제와 삶의 복잡한 진실을 읽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더불어 후숨의 논평을 '극단'적 견해로 치부하며 평화의 '이론'을 방패막이로 들이댔던 노르웨이 지식인 사회의 모습은 '배부르고 평화로운' 나라에 사는 대단히 종교적인 이들이 누리는 지적이고 냉철하고 진보적인, 그러나 '그 눈동자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지 않은' (김수영,「이혼취소」)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저자는 그러나 인권, 검약, 비폭력, 개방성, 공익을 삶의 절대적 도덕률로 삼는 노르웨이 인들의 이중적 면모를 철저히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서문에서 밝힌 바 이 책이 노르웨이 사회를 기준 삼아 한국 사회를 계몽하려는 의지에 의해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점을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이중적 면모? 외국인과 타 인종에 대해 그 어느 나라보다 개방적이면서도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서는 뿌리깊은 편견(그들에게는 결함이 있고 그들은 폭력적이다는 식의)에 사로잡혀 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제3세계 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빵과 자유를 얻고 있는 더러운 진실에는 애써 눈감으면서도 제3세계는 구미에 비해 숙명적으로 후진 지역이라는 선입견에서 한치도 자유롭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러한 노르웨이 사회에 대한 저자의 의식 또한 사뭇 이중적인 듯싶다. 나의 그것이 그러한 것처럼. 반쪽 짜리 조선, 고급의 지식인들은 모두 북으로 가버린, 민족의 역사 전통은 한강에 침몰해버린 1950년대, 1960년대 남한 사회에 대한 김수영의 의식이 이중적이었던 것처럼. 내국인이라는 것의 부끄러움을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좋은' '전통'이라는 외부성으로 가리고자 했던 기막힌 모순. 그러나 이 민족에게는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는 데에 여전히 외부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에게 노르웨이 사회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외부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는 그것으로 내국인으로서의 불행과 부끄러움을 통감할 뿐 그것을 가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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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5.07
  • 저작시기2005.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08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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