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큐부 감상문

목차

Ⅰ.영화 “큐브”

Ⅱ.줄거리

Ⅲ.영화인 및 네티즌 평가

Ⅳ.나의 감상 소견

본문내용

대한 건축물의 외부를 설계하는 데 참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주인공들 모두가 어떤 음모에 의해 자신들이 '큐브'에 들어왔다고 믿는 반면, 반 음모 이론을 주장한다. 어찌 보면 뒤에 도사린 음모가 없다는 것이 더 무서울지 모른다. 그러면 주인공들에겐 더욱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들이 갇혔다는 걸 모르고, 상관도 하지 않는다. 완전한 무의미다. 물론 워스의 해석이 결정적 해답은 되지 않았다.
또한 워스는 삶의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마지막 출구에서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찾아 헤맸던 출구를 바로 눈앞에 두고 어리석은 인간들의 끝없는 욕심이 무섭다며 남은 삶을 마지막에 포기해 버리려 한다. 어쩌면 애초부터 '큐브'를 탈출하고 싶지 않은 워스였는지도 모른다. 그를 보고 있는 동안 목숨을 걸고 마지막 출구까지 오게 한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아니면 그 출구 앞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포기해 버린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참으로 알 수 없었다.
수학 천재 리븐이나, 설계 건축가 워스, 결정적인 상황에서 전혀 쓸모 없을 줄 알았던 카잔의 능력까지, 영화는 인물들을 제각각 탈출에 유용한 기술을 지닌 인물들을 구성해 놓고 결국은 그 주인공들에 의한 비극적 결말로 끝나고 있다. 모든 인물들은 특히 이렇게 무기력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처음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 갔다. 극한 상황에 처하면 많이 변하게 마련이고 변한다기 보다는 진실이 드러나는 것일 수 도 있다. 결국 '큐브'를 벗어나는 단 한 사람은 거의 백지 상태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카잔 뿐이었다. '큐브' 밖을 선택한 것이 카잔의 자의가 아니었더라도 그는 '큐브'에서 빠져나가든 못 빠져나가든 상관하지 않으며, 그래서 자유로웠던 것이다. 하지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카잔이 빠져나간 출구 저편마저도 우리가 살아온 세계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으며, 설령 그것이 현실 세계라 하더라도 카잔이 현실에 적응하며 잘 살았을 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끝까지 '큐브'의 의미를 명확히 하지 않고 끝을 낸다. 그러나 영화에서의 문제는 꼭 탈출구의 발견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발견을 담보로 벌어지는 사건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큐브'는 스스로의 함정에 빠진 인간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 주었고, '큐브'가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이라면 그 삶의 허무함 또한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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