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혁정치에 대한 신체계론적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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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정치의 복잡현상

2. 신체계론의 의의

3. 오토포이에시스와 한국 정치

4. 非호메오스타틱 루프와 한국 정치

본문내용

막대한 정치자금을 모금지출하면 돈 드는 선거가 불가피하며 따라서 더 많은 정치자금을 모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의 상황에서 전통적 사이버네틱 모델이나 평형론자들의 소극적 환류 루프에 대한 천착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릇된 관행과 제도에 전방위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정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전략적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
두 번째로 호메오스타시스를 전제로 하는 환류 루프에서 관련되는 요소들 사이의 역학관계는 대칭적인 것으로 상정되어 왔다는 점에 유의해 보자. 전통적 평형론자들은 체계의 요소들 사이에 균등한 힘이 작동하고 있으므로 호메오스타틱 루프homeostatic loop가 일시 교란되더라도 언제나 원상태로 복구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것은 피드백루프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의 역학작용이 상호간에 대칭적이므로 호메오스타틱 루프는 맹목적으로 작동된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인체가 열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땀을 흘려 열을 발산함으로 호메오스타시스를 되찾으며, 눈동자가 무의식적으로 어두움과 햇빛에 대하여 스스로를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인체내부의 각 요소들간에 균등한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호메오스타틱 루프는 한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에 가능한 여러 가지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의 범주 가운데 하나의 형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치사회메커니즘의 작동양식에 관심을 갖는 사회과학도들에 있어 체계요소들 사이에 균등한 역학관계를 전제하는 맹목적인 호메오스타틱 루프는 초보적 질서의 원시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별로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자동온도조절장치와는 달리 인간행위자의 능동적 참여라는 측면이 두드러지는 정치사회메커니즘에서는 순환루프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에 비대칭적이며 불균등한 역학관계를 전제하는 편이 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즉, 특정요소가 다른 요소들에 비하여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머지 순환루프에 있어 필터링filtering 역할을 하거나, 혹은 더욱 강력하게 통제필터controlling filter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정치사회현상이 인간행위자의 참여영역으로 기계 등과는 달리 권력power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당화될 만하다. 행위자 A와 B는 동일한 인간이라고 해도 양자 사이에는 비대칭적 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영역이야말로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대상으로 삼는 영역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정치사회영역에서 작동되는 순환루프는 대개 관련요소들 사이에 비대칭적 역학관계가 현저한 비호메오스타틱 루프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빈곤의 악순환vicious circle of poverty에 주목해 보자. 빈곤의 악순환은 물질적 결핍→낮은 교육수준→저임금 직종에의 취업→물질적 결핍으로 규정해 볼 수 있다.
만 각 요소들 사이의 영향력 행사에 있어 대칭적 수준을 인정하기보다 특정요소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여지가 엄존한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의 경우 교육의 문제가 빈곤의 악순환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에게 지배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제필터라고 상정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이 순환현상에 참여하는 각 요소들이 상호 균등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어떠한 요소도 다른 요소들에 대하여 통제필터로 기능하지 않는 한, 빈곤의 악순환은 호메오스타틱 루프를 형성하는 셈이다. 그렇지
결국 통제필터를 중심으로 한 비호메오스타틱 루프에 대한 통찰이 개혁추진세력에 대하여 제공할 수 있는 함의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릇된 관행과 제도 모두에 全方位的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정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전략적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고비용 선거의 악순환은 과도한 선거자금모금→선심성 자금지출→금권선거→과도한 선거자금모금으로 나타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상호 균등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의 과도한 모금과 지출이 통제필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고비용 선거 악순환을 깨는 정부의 개혁은 정치인들의 정치자금모금과 지출을 투명하게 하는 방안에 집중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정치자금모금과정에서 수표만을 사용하게 하거나 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은행계좌만을 이용하게 하는 방식 같은 것 말이다.
뿐만 아니라 파행적 의회정치의 악순환도 현저하다. 총재 중심의 당 운영→공천권 획득을 위한 눈치보기→민의와 동떨어진 의정활동→국회파행운영→총재 중심의 당 운영이 그 사례이다. 이 악순환의 핵심은 총재 중심의 정당정치에 있다고 사료된다. 공천권을 당총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민의 보다 총재의 의중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민의에 부합되는 의정활동이나 입법활동은 불가능하며 총재의 일방적 지시에 의한 단독국회나 파행국회가 출현한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정당의 총재들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고,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를 맹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파행적 의회정치의 악순환에서 건전한 의회정치의 선순환으로 바뀌려면 하향식 공천제도 등 총재 중심의 정당체제가 민주화될 필요가 있다.
결국 악순환의 적극적 피드백루프를 선순환의 소극적 피드백루프로 바꾸는 일에는 전략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제시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과연 개혁추진세력들이 체계론적 통찰에 입각한 전략적 사고와 행동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현 정부에 있어서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정당구조의 민주화는 너무 부담스러운 개혁의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핵심적 의제는 회피한 채 주변적 관행과 제도해결에 골몰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당명부비례제, 전국정당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도 유의미한 개혁의제임에 틀림없지만,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정당의 민주화에 비하여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개혁추진세력이 체계론적 사고를 받아들여 핵심적인 개혁에 관한 결의를 다질 때, 비로소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치환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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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9.02.17
  • 저작시기20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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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51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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