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총칙[권리]

목차

1. 법률관계

2. 권 리

3. 권리의 경합

4.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

본문내용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그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 타인을 배려할 필요는 없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기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 지나침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기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타인에게 손해만을 가하기 위해 악독한 심보로 자기 권리 행사만을 고집하는 것은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속이는 행위이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관해 우리 민법 제2조 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스위스민법 제2조 2항 "권리의 명백한 남용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규정을 계수한 것이기도 하다. 주로 물권과 같은 지배권에 대해 적용되는 원칙이지만, 우리 인간생활 전반에도 참고할 수 있는 원칙이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이다.
2) 연혁 : 법과 윤리, 도덕규범을 준별한 로마법학자는 법률상 사권의 행사를 정당화하여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자는 악의로 행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권리의 행사는 타인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며, 나아가 권리자의 행위는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므로 순전히 법률적인 관점에서 권리남용(aemulatio)의 법리는 성립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공화정초기 호구총감은 권리남용자를 국민에 대한 건전한 습속위반의 불명예자로 제재하여 정치·사회적인 불이익을 귀속시켰다. 또한 공화정후기에 이르러 호구총감의 습속통제가 약화되자 그 대신에 법무관이 권리남용을 제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노예에 대한 비인도적인 학대는 주인권의 남용이라고 보아 주인에게 노예의 양도처분을 강제한 것이다. 그 후 권리남용의 법리는 고전후기에 동부지방에서 타인의 용수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우수저지소송과 자신의 정당한 이익 없이 순전히 부동산소유자를 해하기 위한 임차인 또는 용익권자의 철거권남용을 중심으로 확립되었다. 이는 독일민법 제226조에 "권리행사는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만을 가질 때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Schikane금지규정으로 계승되었고, 스위스민법 제2조 2항의 규정을 거쳐 우리 민법에 계수되었다.
3) 효과 : 권리남용이 인정될 경우 청구권은 법에 의한 조력을 받지 못하고, 형성권은 권리행사에 따른 효과를 인정받지 못하며,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했다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더 이상 권리행사가 허용될 수 없는 경우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 권리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
4) 구체적 적용례 : 자기 소유권침해를 이유로 건물모서리 벽면 1평방미터의 철거를 청구한 경우(대판 1991.6.11, 91다8593), 토지면적이 246평방미터이고 건축물 침범부분이 11.6평방미터인데 토지경계 침범을 이유로 철거를 청구한 경우(대판 1992.7.28, 92다16911), 물권적 청구권의 남용으로 인정된다. 친권자가 아들의 유일한 재산을 아무데나 증여하는 것도 친권의 남용이며, 가출한 아내가 남편의 사망후에 갑자기 나타나 상속권을 행사하는 것도 상속권의 남용이다. 주택의 소유자인 딸이 외국에 거주하여 주택에 입주하여야 할 급박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령과 지병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아버지에게 달리 마땅한 거처를 마련하여주는 조치도 없이 퇴거를 청구하는 것은 인륜을 파괴하는 행위로서 물권적 청구권의 남용에 해당되고(대판 1998.6.12, 96다52670), 친딸로 하여금 자기 소유의 대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도록 승낙한 자가 그 건물이 친딸의 채권자에 의한 강제경매신청에 따라 경락되자 경락인에 대하여 그 철거를 구하는 경우 '모순된 행위'로서 마찬가지로 물권적 청구권의 남용에 해당된다(대판 1991.6.11, 91다9299).

키워드

민법총칙,   권리,   부당이득,   법률관계,   신의성실의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