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과 생태주의에 관해
본 자료는 4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해당 자료는 4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4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 W. S. 머윈: 공(空)의 비전을 통한 생태적 각오(覺悟)의 시학
2. 게리 스나이더: 생태불교와 모든 생명체의 승가(僧伽)
3. A.R. 에몬즈: 도가적 사유와 생태적 우주론
4.결론

본문내용

드러낸다.
현대 생태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도교 사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에몬즈의 생태학은 무엇보다도 인간중심주의적인 교만과 편견,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생태계에 대한 무지와 관견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 에몬즈는 그의 시 곳곳에서 자연이 인간보다 우선하며 모든 가치의 준거임을 역설한다. 그레블리 세류의 “[스스로] 자신을 아는 것이/은하와 삼나무 방울에 의해 파악된 자신을/아는 것만큼 못하다”(SP 11)는 구절은 스스로에 대한 자기중심적인 인식보다 자연에 의해 자신의 존재가 확인되고 인정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새로운 인식을 보여준다. 아이티겐도 “스스로 나아가 만물을 규정하고 확인하려 드는 것을 일컬어 미혹이라 하며 삼라만상이 내게 다가와 나를 확인시켜주는 깨달음이라 한다”(1991, 232)고 하여 인간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탈인간주의적인 관점, 혹은 우주적인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인식에는 자아가 없다”는 에몬즈의 말은 인간적인 관점을 초월하여 도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이도관지(以道觀之)의 경지를 보여준다. “나는 인간이/보잘것없으며/크고, 이해를 초월하며/영원한 것 속에/잠깐 있다 사라지는 존재라고 믿는다”(T 98)는 구절은 자연과 인간의 올바른 위치와 관계를 잘 요약하고 있다. 인간중심적인 편견과 관견에서 해방되어 나안(裸眼)의 비전을 지니게 될 때 도덕경 5장의 “천지는 불인(不仁)하여 모든 사람을 추구(芻狗, 지푸라기로 만든 개)로 여긴다”는 것, 즉 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과 삼라만상이 그 중요성에 있어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지렁이가 나의 먼 사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고/세포벽을 따라 도는 혈관이/광합성을 하는 잎들과 닮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S 15)는 구절은 도가의 만물제동(萬物齊同) 사상을 잘 드러낸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의 공존과 상생의 삶을 위해서는 자연을 마음대로 착취, 훼손하거나 자연의 운행을 방해하는 파괴적 행위를 중단하고, 그 관계에 있어 억지로 강제함이 없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덕을 실천하여야 한다는 것이 에몬즈의 생각이다. 동양의 도교와 서구의 생태학 및 자연과학이 정묘하게 결합된 에몬즈의 시는 통제와 지배, 그리고 전유를 특징으로 하는 기존의 오리엔탈리즘의 틀을 넘어 양자간의 진지한 대화가 호혜적인 생태사상과 예술적 비전으로 어떻게 육화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4. 결 론
생태계의 전면적인 훼손과 환경파괴는 서구와 동방의 경계를 지우며 우리가 지구라는 생태계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일깨운다. 이는 곧 한 지역의 생태계의 훼손과 파괴가 전 지구적인 함의를 가진 것이고 생태계의 문제는 인류의 생존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로서 온 인류의 예지를 모아 해결해야 될 과제임을 상기시킨다. 생태계의 위기가 근본적으로 서양의 과학기술 문명과 그런 문명의 근저에 자리한 도구적 이성의 산물이기 때문에 동양은 이런 문제에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나 동양의 전통적 지혜가 현대 문명이 낳은 이런 문제의 해결에 아무것도 기여할 것이 없다는 생각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견해이다. 최근 심층생태학자들과 생태시인들의 동양에 대한 관심은 동양을 지배하거나 통제하려는 식민주의적 기도 아래 동양을 마음대로 분석하고 재단하여 서양의 “궁극적 타자”로서 정립한 것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정치적 오리엔탈리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이드의 지적처럼 동양을 “멀리서, 말하자면 위에서” 관찰하는 태도이다(333). 이런 오리엔탈리즘이 동양에 대한 상상적인 왜곡을 넘어 동양에 대한 서구의 지배를 강화하고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Clarke 1997, 6). 그러나 생태시인들의 동양에 대한 관심은 자신이 처한 서구 문명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을 달리한다. 서구 문명이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였다는 인식, 그리하여 동양의 혜안에 비추어 자신의 문제를 점검하고 자연과의 공존과 상존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모색하려는 진지함이 그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생태작가들의 동양에 대한 관심은 이전의 지배/통제의 틀에서 벗어나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동양과 서양의 진지한 대화라는 점에서 기존의 오리엔탈리즘과는 구별된다. 사이드는 정치적 오리엔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문명간의 제조된 충돌이 아니라 중첩되는 문화간의 점진적인 상호작용에 치중하며 서로 빌려오며 축약되거나 피상적인 이해가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Said xxix)”고 주장하는데 이런 생산적인 대화가 이들에게서 발견된다. 이들의 대화는 클락의 지적처럼 동양이 “타자(other)”가 아니라 “다른 분(another)”으로 자리하여 지평의 융합을 통한 동등한 두 주체간의 창조적 대화(2000, 201)에 접근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들은 동양의 사상과 전통에서 자연에 대한 지배와 인간중심적인 교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혜안을 발견하는 동시에, 동양의 전통이 근본적으로 개개인의 영적 구원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각 개인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도외시 해온 문제를 비판한다. 동양의 장점인 자연과 인간 영혼에 대한 성찰과 서구의 장점인 사회적 운동과 혁명을 결합하여 이들은 생태적 사유와 삶을 서구 사회의 주도적인 삶의 양식에 대한 한 대안으로 제시하려 한다. 인도에서 비롯된 불교가 중국의 전통 사상과 조우해 선불교로 변모된 것처럼 불교와 도교도 생태학과의 만남을 통해 생태불교와 생태도교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클락의 말처럼 서양지성사를 지배해온 유럽중심적인 태도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인류의 문화에 대한 보다 더 다원적이고 탈중심적인 접근방법이 가져온 “획기적 변화”(2000, 202)의 일원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들의 동양에 대한 관심이 전통적인 오리엔탈리즘과는 확연히 다른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생태학과 동양사상간의 대화가 인류가 당한 최대의 과제인 환경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상생을 가져다 줄 혜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면 “빛은 동방에서”란 말은 새로운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가격2,300
  • 페이지수13페이지
  • 등록일2013.08.05
  • 저작시기2010.6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869643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