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여성화자와 여성성의 시학
2.여성으로서 말하기
3.여성에 빗대어 말하기
4.여성인 체 말하기
5.마무리
2.여성으로서 말하기
3.여성에 빗대어 말하기
4.여성인 체 말하기
5.마무리
본문내용
전기까지 전승된 것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은 고려속요 연구의 중요한 전제가 된다. 전승과정에서 의도적인 개입과 취사선택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려속요에 표현된 여성이 고려여성 일반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당시 존재 가능했던 다양한 여성적 자질 중에서 특정 부분이 채택되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적화자를 여성이라고 판단하게 하는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다. 여성이라는 정보가 문면에 직접 드러나는 경우도 있으며, 시적 정황이나 어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어휘, 비유, 화자의 의식과 태도 등도 참조사항이 된다. 직접적 정보시적 정황어조를 통해 판단하건대, 여성화자의 고려속요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 정과정곡, 이상곡, 쌍화점, 상저가.
한편, 정석가와 청산별곡의 화자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만전춘별사의 화자는 여성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여성과 남성이 교체된다는 견해도 제기되어 있다. 본 논문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들은 가급적 배제하고 여성화자임이 분명한 작품을 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화자의 성별이 분명한 경우에도 궁중적 개변에 의한 정서의 세부적 불일치가 있어 작품의 성격을 단정적으로 논단하는 게 조심스런 경우도 있다. 가시리에 “위 증즐가 태평성대”라는 후렴이 붙은 것, 동동 1연에 송축의 말이 있는 것 등이 그 예가 된다. 이런 경우, 세부적 불일치는 일단 논외로 하고 전반적 상황과 정서에 주목하기로 한다.
만전춘별사의 경우, 화자를 여성이라 본다 해도 작품의 정서를 일관된 논리로 소연히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기존의 연구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바처럼 여러 편의 노래가 합성된 결과이겠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여 본 논문에서는 이 작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여성화자임이 분명한 경우에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그 표현에는 상당한 차이들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여 여성화자의 고려속요를 셋으로 나누고, 다음과 같이 명명하기로 한다.
여성으로서 말하기/ 여성에 빗대어 말하기/ 여성인 체 말하기
이러한 여성적 목소리의 범주에는 각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여성적 목소리를 통해 구현되는 ‘여성다움’ 혹은 여성적 태도 및 정서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규명해 보기로 한다.
2. 여성으로서 말하기
여성화자 시의 다수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텍스트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여성에게도 남성적 요소가 있고 남성에게도 여성적 요소가 있어, 개인이 다소간 양성적(兩性的) 성격을 갖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우세한 요소에 의거하여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성 정체성이 일단 형성되면 개인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타성(他性)의 요소를 억압하면서, 단일한 성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게 된다. 단일한 성 정체성은 심리적사적 차원보다는 사회적공적 차원에서 더욱 뚜렷이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문학 텍스트는 외관상으로는 개인의 내밀하고도 사적인 담론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지극히 사회적이고 공적인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 텍스트란 창작과 수용, 의사소통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 텍스트 중에서도 특히 단편 서정시에 나타난 화자의 성 정체성은 비교적 단일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적화자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경우를 ‘여성으로서 말하기’라 부르기로 한다. ‘여성으로서 말하기’의 실질적 주체는 여성일 수도 있고 남성일 수도 있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남성이 여성으로서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문학사에서 비교적 후대에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리 낯설거나 드문 것은 아니다. 여성이 남성으로, 남성이 여성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성 역할 바꾸기’는 동서고금의 문학연극일상생활에서 두루 나타나며, 그 근저에는 다양한 사회적문화적심리적미학적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역사적비교문화적 고찰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다.
이백이나 두보를 비롯하여 이백의 장간행(長干行), 두보의 신혼별(新婚別)이 그 예가 된다. 장간행의 화자는 떠나 있는 남편을 그리는 여성이며, 신혼별의 화자는 신랑을 전쟁터로 떠나보내는 신부이다.
임제, 최성대, 이옥, 김소월 등 숱한 시인들이 그런 시를 쓰곤 했다. 시인이 특정여성을 대변한다는 의식으로 그런 시를 쓴 경우도 있고, 텍스트 내에서 특정여성과 시인 사이에 심리적 대치(代置)가 일어난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시인은 자신과 텍스트의 여성화자를 동일시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이 자신의 실제 성별과 관계없이 텍스트 내부에서 여성화자로서 말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여성으로서 말하기’의 형식을 취한 고려속요로는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 상저가가 있으며, 만전춘별사도 포함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여성적 어조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동동은 화자가 그리는 대상을 ‘녹사(錄事)님’이라고 한 데서, 서경별곡은 길쌈하던 베마저 버리고 님을 좇겠다는 말을 통해서, 상저가는 방아찧는 일을 하며 부른 노래라는 점에서, 그 화자가 여성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들 작품은 그 어휘비유화자의 태도 등을 보더라도 무척이나 여성적이다.
‘여성으로서 말하기’를 통해 구현되는 여성적 정체성과 여성다움, 그리고 여성적 정서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작품을 통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상저가의 여성화자는 다소 이질적이므로 별도로 언급한다.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은 모두 버림받은 여성의 노래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여성화자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다음에서 보듯 그 문면에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이하 고려속요의 인용은 편의를 위해 황패강 편,한국고대가요(새문사,1986)에 재수록된 것을 이용하되, 면수는 표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문의 여음은 생략한다. 고려속요의 해석은 양주동,여요전주(을유문화사,1947); 박병채,(새로 고친) 고려가요의 어석연구(국학자료원,1994); 홍기문,고가요집(국립문학예술서적출판사,1959) 및 서재극, 남광우 교수의 관계논문들을 참조한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 리고 가시리잇고”(가시리)
“므슴다 錄事니믄
일반적으로 시적화자를 여성이라고 판단하게 하는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다. 여성이라는 정보가 문면에 직접 드러나는 경우도 있으며, 시적 정황이나 어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어휘, 비유, 화자의 의식과 태도 등도 참조사항이 된다. 직접적 정보시적 정황어조를 통해 판단하건대, 여성화자의 고려속요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 정과정곡, 이상곡, 쌍화점, 상저가.
한편, 정석가와 청산별곡의 화자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만전춘별사의 화자는 여성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여성과 남성이 교체된다는 견해도 제기되어 있다. 본 논문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들은 가급적 배제하고 여성화자임이 분명한 작품을 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화자의 성별이 분명한 경우에도 궁중적 개변에 의한 정서의 세부적 불일치가 있어 작품의 성격을 단정적으로 논단하는 게 조심스런 경우도 있다. 가시리에 “위 증즐가 태평성대”라는 후렴이 붙은 것, 동동 1연에 송축의 말이 있는 것 등이 그 예가 된다. 이런 경우, 세부적 불일치는 일단 논외로 하고 전반적 상황과 정서에 주목하기로 한다.
만전춘별사의 경우, 화자를 여성이라 본다 해도 작품의 정서를 일관된 논리로 소연히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기존의 연구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바처럼 여러 편의 노래가 합성된 결과이겠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여 본 논문에서는 이 작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여성화자임이 분명한 경우에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그 표현에는 상당한 차이들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여 여성화자의 고려속요를 셋으로 나누고, 다음과 같이 명명하기로 한다.
여성으로서 말하기/ 여성에 빗대어 말하기/ 여성인 체 말하기
이러한 여성적 목소리의 범주에는 각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여성적 목소리를 통해 구현되는 ‘여성다움’ 혹은 여성적 태도 및 정서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규명해 보기로 한다.
2. 여성으로서 말하기
여성화자 시의 다수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텍스트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여성에게도 남성적 요소가 있고 남성에게도 여성적 요소가 있어, 개인이 다소간 양성적(兩性的) 성격을 갖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우세한 요소에 의거하여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성 정체성이 일단 형성되면 개인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타성(他性)의 요소를 억압하면서, 단일한 성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게 된다. 단일한 성 정체성은 심리적사적 차원보다는 사회적공적 차원에서 더욱 뚜렷이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문학 텍스트는 외관상으로는 개인의 내밀하고도 사적인 담론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지극히 사회적이고 공적인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 텍스트란 창작과 수용, 의사소통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 텍스트 중에서도 특히 단편 서정시에 나타난 화자의 성 정체성은 비교적 단일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적화자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경우를 ‘여성으로서 말하기’라 부르기로 한다. ‘여성으로서 말하기’의 실질적 주체는 여성일 수도 있고 남성일 수도 있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남성이 여성으로서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문학사에서 비교적 후대에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리 낯설거나 드문 것은 아니다. 여성이 남성으로, 남성이 여성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성 역할 바꾸기’는 동서고금의 문학연극일상생활에서 두루 나타나며, 그 근저에는 다양한 사회적문화적심리적미학적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역사적비교문화적 고찰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다.
이백이나 두보를 비롯하여 이백의 장간행(長干行), 두보의 신혼별(新婚別)이 그 예가 된다. 장간행의 화자는 떠나 있는 남편을 그리는 여성이며, 신혼별의 화자는 신랑을 전쟁터로 떠나보내는 신부이다.
임제, 최성대, 이옥, 김소월 등 숱한 시인들이 그런 시를 쓰곤 했다. 시인이 특정여성을 대변한다는 의식으로 그런 시를 쓴 경우도 있고, 텍스트 내에서 특정여성과 시인 사이에 심리적 대치(代置)가 일어난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시인은 자신과 텍스트의 여성화자를 동일시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이 자신의 실제 성별과 관계없이 텍스트 내부에서 여성화자로서 말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여성으로서 말하기’의 형식을 취한 고려속요로는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 상저가가 있으며, 만전춘별사도 포함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여성적 어조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동동은 화자가 그리는 대상을 ‘녹사(錄事)님’이라고 한 데서, 서경별곡은 길쌈하던 베마저 버리고 님을 좇겠다는 말을 통해서, 상저가는 방아찧는 일을 하며 부른 노래라는 점에서, 그 화자가 여성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들 작품은 그 어휘비유화자의 태도 등을 보더라도 무척이나 여성적이다.
‘여성으로서 말하기’를 통해 구현되는 여성적 정체성과 여성다움, 그리고 여성적 정서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작품을 통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상저가의 여성화자는 다소 이질적이므로 별도로 언급한다.
가시리, 동동, 서경별곡은 모두 버림받은 여성의 노래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여성화자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다음에서 보듯 그 문면에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이하 고려속요의 인용은 편의를 위해 황패강 편,한국고대가요(새문사,1986)에 재수록된 것을 이용하되, 면수는 표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문의 여음은 생략한다. 고려속요의 해석은 양주동,여요전주(을유문화사,1947); 박병채,(새로 고친) 고려가요의 어석연구(국학자료원,1994); 홍기문,고가요집(국립문학예술서적출판사,1959) 및 서재극, 남광우 교수의 관계논문들을 참조한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 리고 가시리잇고”(가시리)
“므슴다 錄事니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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