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론]서정시의 전통과 사회변혁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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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정시의 범주화

2. 서정시의 개념

3. 왜 서정시인가

4. 서정시의 전통과 변혁

5. 서정시의 ‘반성적 의식’의 계기로 작용

6. 서정시의 현실세계와 논리

7. 결 론

참고 문헌

본문내용

논리를 배경으로 하면서 현실을 미메시스한다. 이때 현실은 은유가 된다. 현실의 디테일을 미메시스하여 낯설고 충격적인 세계를 풀어놓는 90년대 일군의 시들은 세계와 세계를 연결한다기보다는 나열한다는 데서 다분히 환유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아날로지의 인식을 포기하고 세계로부터 소외된 자아의 냉혹한 시선으로 반유토피아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시가 유사성에 의한 동일성의 미학을 거부한다고 해서 서정시의 범주에서 일탈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비동일성의 고발이며, 동일성의 열망을 보여주는 부정의 미학일 뿐이다. 따라서 이 역시 시의 원리인 동일성의 추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앞에서 거론된 두 시인에 대해 현실을 많이 껴안고 있다고 평가되는 기형도의 시를 보면 이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 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토리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은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의 「대학시절」 전문
이 시는 현실을 많이 안고 있지만, 현실의 부정성을 향해 직접 소리치지 않고 回感의 정서로 처리하면서 암시성을 높이고 있다. <대학 시절> 속에는 화해되지 않은 세계, 동일성이 와해된 비동일성의 세계로 들끓고 있다. 이 시는 인접해 있는 상황들을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유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 서술된 세계는 시적 자아가 도무지 융합할 수 없는 현실들로 짜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동원된 현실은 단순히 미메시스적 차원이 아닌 ‘삶의 아포리아’를 투사하는 형상으로 집약되어 있다. 즉 삶의 곤경에 대한 제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대학시절은 사회적 삶으로 진입하기 이전의 단계다. 따라서 대학시절로 표상된 삶의 곤경은 충분히 그 암시성을 내포하고 있다. 회상에 젖은 시적 자아의 현재는 그 회상 속에서 존재한다. 그래서 시적 자아는 회상에 젖는 것이다. 그렇기에 회상된 ‘대학시절’은 ‘삶의 아포리아’에 대한 형상이 된다. 80년대 대학 현실의 암담한 사태를 배경으로 깔고 있는 이 시는 ‘차분한 어조’를 전경화하고 있다. 분노조차 필요없는 상황에 대한 아이러니의 어조로 볼 수 있다 이 아이러니는 사실 서정시가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부정적 현실을 다시금 부정하는 양식으로서 현실에서 상실된 동일성의 세계를 투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기형도의 <대학시절>은 시 속에 현실을 그득히 불러들이고 있으나, 그것은 단순한 미메시스에 그치는 현실이 아닌 상징화된 현실임을 깨닫게 된다. 다름아닌 원관념을 깊숙히 숨기고 있을 뿐 은유의 원리에 의해 쓰여진 시다. 이 시는 삶을 건너는 방식에 대해 우리에게 반성적 계기를 베풀어 준다. 지금까지 박용래, 서정주, 기형도의 시를 보면서 시의 사회적 기능에 입각한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세 작품 다 인간 정신의 外化라는 측면에서 주관성이 객관성에 이르는 메카니즘을 읽게 해주었다. 이는 인간의 주관성에 스민 객관성, 즉 상호주관성, 그리고 언어자체가 본질적으로 구유하는 은유성, 동일성에서 오는 것이었다.
7. 결 론
서정시는 인간의 감성에 감응을 요구하며 시대와 환경 혹은 시인의 경험과 개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모해 왔다. 특히 오늘의 시는 후기 산업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다양한 가치와 탈근대로 치닫고 있는 주변 환경과 서로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다원적이며 중층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지배 담론을 형성해 왔던 거대 서사 담론의 붕괴 또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던 억압된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우리 시의 지형도를 한층 더 높은 미적 세계로 바꿔 놓기에 이르렀다. 인간의 본원적 가치와 생명적 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서정시는 응전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그 책임을 다 해왔다. 비록 그 목소리가 변화해 가는 문화 환경을 다 담해내지 못하고 권력화되어 가고 있는 사회의 부정적 기능들을 다 파헤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시 자신의 정체성을 않으려는 노력만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서정시가 지니고 있는 미적 양상은 다양하기 그지 없다. 남성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서 여성의 권리 찾기를 노래하고 있는 페미니즘 시에서부터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을 적시하는 생태 환경 시 그리고 육체성과 인간의 내면 감정을 노래하는 시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시에는 생산 조건이나 생산 방식은 다르다 하더라도 인간의 감정을 대상화시켜 타자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다는 점에서 또한 인간과 사회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존재를 거세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서로의 공통점을 갖는다.
결국 서정시의 사회적 기능은 인식의 반성적 계기, 감수성의 변화를 통해 자유와 질서가 보장된 삶으로의 변혁을 꾀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간접적이고 비의적으로 수행할 수 밖에 없기에 갖가지 사회운동이 주도하는 것처럼 가시적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불가시적인 것이기에 이는 본질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모든 본질은 불가시적인 것이 아니던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소수의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은 바로 그 소수의 깨어있는 자다. 이들이 돌아다 보는 삶의 각성이 전혀 시를 읽지 않는, 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까지도 파급되어 그들의 삶을 변경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시인들은 삶의 부정적 언저리를 고통스럽게 쓰다듬는 것이다.
참고 문헌
김영철, 『현대시론』,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3
김준오, 『시론』, 삼지원, 2004
백운복, 『우리 현대시의 이해』, 국학자료원, 1999
오성호, 『서정시의 이론』, 실천문학사, 2006
허혜정, 『현대시론1』, 한국학술정보(주),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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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2.05
  • 저작시기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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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50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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