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대화 관계의 형성과 화자의 역할

목차

I. 시에서 대화의 의미

Ⅱ. 서정적 자아가 세계의 의미를 구성하는 양상
1. 서정적 자아의 의미
2. 서정적 자아의 대화 양상

Ⅲ. 서정적 자아의 시 교육적 효용
1. 자아 개념을 활용한 시 교육의 내용
2. 자아 개념을 활용한 시 교육의 방법

본문내용

연구가 되어야 한다.
박민수, 현대시의 사회시학적 연구 (부산:도서출판 느티나무, 1989) 22쪽.
이 서정적 자아가 시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 있으며, 세계와 어떠한 관계 양상을 보이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시 감상에서 중요한 학습 내용이다.
따라서 부분들의 관련성, 전체 구조를 이루는 원리와 작용, 내용과 형식의 관계, 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관계 등을 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주체 간의 관계를 통해 밝혀내지 않을 수 없다.
2. 자아 개념을 활용한 시 교육의 방법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일은 작품의 형식과 내용의 유기적 상호 작용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없는 한계 때문에 많은 미학자나 교육자에 의해 부정되어 왔다. 작품은 오직 작품으로서만 직감적으로 받아들이면 족하고, 지나친 해석이 작품을 분해해버린다는 생각에서였다. 작품을 해석하지 않고 직관에 의해 직접적으로 작품과 친해지게 하려는 교육자들은 학습자가 작품을 통찰하고 이해하는 데 개재하는 많은 과정들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는다. 달리 말해 분석적인 방법으로 시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나, 해석을 하면 중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John Hall Wheelock (박병희 역) 시란 무엇인가 (울산:울산대학교출판부, 1996) 33쪽.
시 작품에 대한 해석이란, 작품을 구성하는 부분들을 해체하여 각 부분의 형식적 요소들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이 아니다. 해석이란 작품의 의미를 해석자의 주체적 이해틀로 받아들이는 객관적 대상을 주관화하는 과정이다.
시에 대한 해석이 아무리 유용한 이해 방법이라 하더라도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활동이라는 전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경우에 한하여 교육적 가치를 갖는다. 시와 관련한 지식 요소의 나열이나 작품의 창작 과정과 관련한 서지적 사항의 열거를 위한 분석은 학습자의 감상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해석의 내용은 작품과 학습자의 관계에 대한 해석이어야 하고, 작품이 그려내고 있는 세계와의 관련성에 대한 해석이어야 한다. 시에 대한 지식은 심미주체
심미주체는 텍스트를 심미적 향수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심미적 체험을 하는 주체를 가리킨다. 김중신, 소설감상방법론 연구 (서울:서울대학교출판부, 1995), 34쪽 참조.
와 무관하게 독립된 자율적 존재가 아니고, 심미주체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관계성의 내용이어야 한다. 외부적 압력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시를 해석하는 활동은 유용한 학습이 된다. 시가 독자의 의미 획득 내지 의미 완성 과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습자에 의한 시 이해 및 감상이 시 교육 과정을 완성한다.
시 교육의 방법상 원리는 시 문학의 특성에서 도출되는 시 구성 원리에 따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되었을 때, 시 교육의 방법이 시 교육의 내용과 통일적 관계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시에서 시인이 서정적 자아를 중심으로 독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같이, 시 교육에서 교사와 학습자는 작품을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교사는 작품의 해석을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자체를 매개해야 한다. 교사는 작품 해석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도구나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 진리란 전달하는 내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달 행위 자체에서 우러나기
S. Doubrovsky, T. Todorov, 앞의 책, 13쪽.
때문이다.
또한 시인이 독자로 하여금 의미의 여백을 채우도록 기다리는 것과 같이 교사는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를 형성해 가도록 기다려야 한다. 시인이 세계를 주관화하고 인격화하면서 객관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것과 같이, 교사는 학습 분위기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성해야 하며, 학습자 개인의 주체 형성을 지향해야 한다. 시인이 세계와의 조화로운 융화를 그려내는 것과 같이 교사는 수용적인 학습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집단적 사고와 공유하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시인이 원초적 융화의 세계를 형상화하기 위해 원초적이고 주술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교사는 학습자가 실제 사용하는 자연어를 중시해야 한다. 이 주체의 관계에 따른 상호 작용이야말로 시 교육의 중요한 학습 원리이다.
이상에서 시 문학을 자아와 세게의 관계를 주관적으로 형상화한 문학이라고 보고 관계성을 중심으로 시 문학의 성격을 논의했다. 이러한 관점은 문학과 교육을 모두 관계성 개념으로 인식하고 접근하고자 하는 의도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다. 나아가 이러한 관점은 시문학의 소통을 단지 시인과 독자와의 이원적 관계로 한정하여 보지 않고, 다음 그림과 같이 '자아 - 세계 - 독자'라는 삼차원의 소통 관계로 이해하게 한다.
세 계
작
품
자 아 독 자
시인은 자신의 변형체인 자아를 통해 세계와 관계를 이루며 동시에 독자와도 관계를 이룬다. 독자는 작품에 나타나는 서정적 자아와 소통관계를 이루면서 작품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체험과 심미적 경험을 근거로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다. 관계성의 정립은 소통을 통해 가능하며, 동시에 관계성의 정립은 문학적 소통을 강화하는 작용과 반작용의 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삼차원의 관계는 작품의 소통 구조로서 뿐만 아니라 작품의 의미에 있어서도 '자아 - 세계 - 독자'의 소통에 의한 의미 구성으로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작품의 의미 구성을 소통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은, 작자의 전기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작품의 의미를 고정시키려는 역사주의적 관점의 오류와 수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맡겨지는 수용주의적 관점을 모두 극복할 수 있다.
시 교육에 이 관계성의 개념을 수용할 경우, 교사 일변적인 해석에 의존하는 오류와 학습자에게 일방적으로 감상의 책임을 전가하는 오류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 학습자는 교사의 안내에 따라 서정적 자아와의 긴장된 관계 속에서 작품의 세계와 학습자 자신의 세계간에 가상적 관계를 이룬다. 이 가상된 세계간의관계는 학습자로 하여금 일상적 세계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이 새로운 관계의 형성 과정에서 학습자 자신의 바람직한 자아 형성이 시 교육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은 각주로 대신함.

키워드

시,   대화 관계,   화자,   서정적 자아,   시 교육,   운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