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이이(李珥)에 대하여

본문내용

)을 겸하지 않고 말한 것이며, 기질(氣質)의 성(性)은 본연(本然)의 성(性)을 겸하여 말한 것이다."
제5장 '격물격치'란 무엇을 말하는가? 한국의 사상가 10人, 율곡이이, 예문동양사상연구원 황의동 편저, 예원서원, P.250~251
- 율곡의 격물치지론은 정이천과 주자의 설을 근본으로 삼아 전개된다.
율곡은 주자가 '격물(格物)'을‘물에 즉해 이치를 궁구함’즉물궁리(卽物窮理)으로 해석한 것처럼, ‘격물치지(格物致知)’를 ’궁리(窮理)‘로 해석한다. 따라서 격물치지론은 곧 궁리론이 된다. 인식론의 체계에서 보면 앎의 대상과 내용은 사물의 리이다. 내 마음의 영지가 인식 능력이라면 천하만물의 리는 알아야 할 대상으로서, 알고자 하는 알려지는 내용은 리라 말할 수 있다.
궁리 또한 한 가지 실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으로는 자신에게 있는 이지를 궁구하는 것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데 각각 그 규범이 있고 법칙이 있다. 밖으로는 만물에 있는 이치를 궁구하는 것으로, 풀과 나무와 새와 짐승들에 각각 합당한 법칙이 있다. 집에서는 부모에게 표도하고 아내에게 모범이 되어 은혜를 두터이 하고 인륜을 바르게 하는 이치를 마땅히 살펴야 하며, 사람들은 대할 때는 현명함과 어리석음, 사악함과 바름. 순수함과 더러움, 교묘함과 졸렬함을 마땅히 구별해야 하며, 일을 처리함에는 옳고 그름, 얻고 잃음, 편안함과 위태로움,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기미를 마땅히 살펴야 한다.
여기서 볼 때, 율곡의 리는 자신에게 있는 이치와 만물에 있는 이치로 대별된다. 자신에게 있는 이치란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 각각 지켜야 할 규범으로, 당위 원리라고 볼 수 있다. 또 만물에 있는 이치는 동식물 등 구체적인 사물의 이치로서 존재 월리라고 볼 수 있다. 전자는 ‘마땅히 그러한 바의 이치’ 이고 후자는 ‘그러한 까닭의 이지’이다. 대체로 성리학자들에 있어서 앎의 내용은 도덕지로서 윤리적 성격이 강하다 율곡에 있어서도 가정에서의 부모에 대한 효도, 아내에 대한 도리, 형제에 대한 도리, 대인 관계에서의 현우 정사 등의 분별,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의 시비 득실 안위 치란의 기미를 마땅히 살피는 것 등은 모두 존재지리지보다는 당위지리의 성격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그가 정이천의 말을 인용하여 궁리의 종류를 성명하는 데서도 자명해진다.
정자가 말하였다. “ 무릇 한 사물 위에는 하나의 이치가 있으니, 모름지기 그 이치를 궁구하여 극진히 해야 한다. 궁리 또한 많은 실마리가 있으니, 책을 읽어 의리를 강명하고 고금의 인물을 노하여 그 시비를 분별하며 사물에 응접하여 그 마땅함과 마땅하지 않음을 처리하는 것 들이 모두 궁리이다.”
이처럼 궁리의 내용의 의리의 강명, 시비의 분별, 당부의 처리 등으로, 그 모두가 윤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런데 율곡의 궁리 내용에는 존재지리도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인 유가 철학의 인식론에서는 사물 존재에 대한 인식에 소홀한 면이 없지 않았다. 율곡이 풀, 나무, 새, 짐승 등 만물에 있는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고 한 것은 사물 존재에 대한 순수한 관심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것은 율곡의 인식론이 당위의 문제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의 이치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한국철학사상사, 朱紅星 李洪淳 朱七星 지음, 김용문 이흥용 옮김, P.252
율곡사상 홈페이지 : www.yulgok.co.kr
한국의 사상가 10人, 율곡이이, 예문동양사상연구원 황의동 편저, 예원서원, P.250~251
유명종, 「한국철학사」일신사, P.171
율곡 철학의 이해, 황준연 지음, P.79~87
한국 유학의 철학적 전개 P 2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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